694화. 아버지가 오다
혁연정은 밤새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부하의 보고를 들은 다음 날, 그는 아침 일찍 군구 대원의 18번지로 향했다.
승용차의 뒷좌석에 앉은 혁연정이 도저히 참지 못하고 사릉고홍을 향한 거친 욕설을 퍼부었다.
이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익숙한 벨 소리에 깜짝 놀란 혁연정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여보세요, 아버지…….”
수신 버튼을 누른 혁연정이 다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전화기 너머로 혁연 가문 어른의 훈계가 들려왔다.
“누가 네 아버지야! 이 망할 놈, 패가망신할 놈아.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를 좀 봐! 만 위안에 집을 팔다니, 네 머릿속에는 똥만 든 게냐?!”
혁연정이 얼굴을 붉혔다. 그러나 훈계를 들으면서도 그는 한 마디도 반론하지 않고 더없이 성실한 모습으로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혁연 가문 어른을 향해 “네, 네.” 하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