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8화. 모욕을 당한 사릉고홍 (1)
전승지에는 아주 큰 변화가 일어났다. 전승지에 있던 원가 제자들이라면 모두가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천부적인 재능이 뛰어나지 않은 제자들도, 전승지에 들어오자마자 사방에 자욱하게 낀 약 기운을 충분히 흡수한 탓에 이성과 정신이 모두 맑게 깨어나 주변에서 전해지는 엄청난 흡인력을 뚜렷하게 느꼈다.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강력한 흡인력에 안에 있던 모든 제자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은 전승지의 진실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지금의 상황이 결코 평범하지 않다는 것만은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추측은 영원히 추측일 뿐이었다. 그들은 이런 변고가 발생한 근원지를 전혀 찾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처럼 괴상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그저 눈 뜨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전승지 어딘가, 눈을 감고 머릿속으로 몰려드는 지식을 깨달으며 주위의 짙은 약기를 흡수하던 원목등이 눈을 떴다. 그는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눈빛으로 눈살을 찌푸리고 주위를 바라보았다. 그의 몸이 흡수한 약기는 미처 포화 상태에 다다르지 못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머릿속에 들어온 지식은 사라지지 않았다. 완전히 깨닫고 이해하지 못했어도 머릿속에 남아 있다면 언젠가는 체득할 시간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