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화. 약수

31화. 약수

이전까지 주묘랑은 당염원을 존경하기만 했지, 두려워하진 않았다. 그러나 지금 문득 당염원에 대한 두려움이 생겨났다. 감히 그녀를 무시하지 못하겠다는 두려움.

해가 지면서 노을빛이 붉게 물들었다.

주묘랑은 하늘을 보면서 저녁 식사를 준비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 사릉고홍이 바람을 타고 오는 것이 보였다. 머리가 다소 헝클어져 있었고 옷에 얼룩이 묻어 있는 것으로 보아 급히 무슨 일을 하다 온 것 같았다.

“고홍.”

당염원이 미소 지었다.

붉게 타오르는 노을 아래서 그녀의 미소는 더없이 생동적이었다. 그녀의 눈동자 역시 노을빛을 받아 호박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사릉고홍의 서리 내린 차가운 얼굴이 부드러워졌다. 그는 도착하자마자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턱을 그녀의 머리에 대고 눈을 반쯤 내리깐 채로 되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