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9화. 사릉고홍의 폭발 (1)
멍하니 있던 당염원의 손가락이 움직였다. 그 순간 봉인되었던 동승성 내부의 공기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독은 진작 마인들의 몸에 스며들어 있었다. 당염원의 동작과 함께 그들의 영해 안에 스며든 독이 마침내 발작하기 시작했다.
“아아아악! 이게 무슨 일이지? 머리가 너무 아파!”
“안 돼, 안 돼. 난 일부러 당신을 죽이려던 게 아니야. 대체 뭘 하려는 거야?”
“살려 주세요. 살려 주세요. 난 죽고 싶지 않아요!”
혼란한 가운데 끊임없는 신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허공의 덩굴은 여전히 세상에서 가장 날카로운 창처럼 날아와 사람들의 몸을 관통하고 있었다.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눈앞의 처참한 광경을 바라보는 당염원의 눈빛은 여전히 담담했고 표정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마치 아주 일상적인 장면을 구경하고 있는 듯한 태도였다. 공기 중에 퍼진 짙지만 느끼하지 않은, 모란의 향기보다도 더욱 우아하고 고귀한 향은 점점 더 진해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