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화. 당신과 헤어지고 싶지 않소 (4)

607화. 당신과 헤어지고 싶지 않소 (4)

반 시진 후, 사릉고홍은 눈처럼 하얀 내의만을 입은 당염원을 안아 침상 위에 내려놓은 뒤 그녀의 몸 위에 얇은 이불을 덮어 주었다.

침상 옆에 서서 잠시 그녀를 바라보던 그는 몸을 기울여 살짝 찌푸리고 있는 그녀의 눈썹 위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입맞춤은 그녀의 입술에 닿고서야 끝이 났다. 몇 번의 입맞춤과 멈춤이 반복되었다. 마지막 긴 입맞춤을 끝으로 그의 그림자는 모습을 감추었다.

천계각 안, 한 누각의 기와 위에 앉아 있던 사릉무사가 안채의 별채 쪽에서 시선을 거두며 중얼거렸다.

“아버지, 걱정하지 말고 가세요. 어머니는 제가 잘 돌보고 있을게요. 절대로 어머니를 힘들게 하지 않을 거예요. 아버지에게 더 화가 나도록 만들긴 할 거지만요.”

어머니가 화를 많이 내실수록 좋아요. 그러면 다시 만났을 때 아버지를 어떻게 혼내 줘야 할지만 생각하실 테니까요. 그래야 슬퍼할 시간이 줄어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