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3화. 환각
시간은 조금씩 흘러, 경비실 앞.
두 명의 경비원은 산처럼 쌓인 장미꽃과 선물들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하늘 위로 서서히 떠오르는 달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18번지의 당염원이란 사람은 대체 뭐 하는 사람이지? 온종일 인터넷 친구들이 꽃을 보내며 고백하지만, 실제로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하나도 없잖아?
밤 12시가 가까워진 시각, 그때 경비실 쪽에서 이상한 사건 하나가 발생했다. 장미꽃과 선물에 언제 불이 붙은 건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들이 발견했을 때는 이미 불길이 번져 나가고 있었고, 연이은 가벼운 폭발음과 함께 선물과 장미꽃이 모두 부서져 엉망진창이 된 뒤였다.
“설마 누가 선물 안에 소형 시한폭탄을 넣어 보낸 건가?”
한 경비가 그렇게 추측했다.
또 다른 경비는 말했다.
“분명 못된 장난이겠지. 이 정도로는 사람이 죽지 않으니까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