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6화. 결말
깊은 밤.
황소방이 청차 한 잔을 들고 서재의 문 앞에 섰다. 하지만 예전처럼 바로 안으로 들어갈 엄두는 나지 않았다. 먼저 문 앞에 멈춰 선 그녀는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안에서 업무를 보고 있던 류건호를 향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건호 씨, 차를 좀 가져왔어요. 당신…….”
“꺼져, 꺼지라고! 귀찮게 하지 마!”
류건호는 고함으로 대답했다.
씁쓸한 얼굴로 잠시 망설이던 황소방은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가 찻잔을 살며시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류건호의 뒤로 걸어가 그의 어깨에 두 손을 얹고 살며시 주물렀다.
류건호가 벌떡 고개를 들었다. 그는 분노로 온통 핏발이 선 두 눈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황소방은 두 눈에 눈물을 머금은 채 입술만 깨물며 순종적인 표정으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그렇게 눈을 마주쳤다. 류건호는 한 번 숨을 크게 뱉은 다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래서 뒤에 서 있는 황소방의 입가에 걸린 옅은 미소를 발견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