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화. 사릉고홍의 독점욕 (1)

427화. 사릉고홍의 독점욕 (1)

천성약체로서 벽천결을 수련하고 있는 당염원은 생령 만물의 숨결에 특히 예민했다. 그녀의 눈동자는 일반적인 수선자들이 볼 수 없는 숨결을 꿰뚫어 볼 수 있었다. 건곤주머니조차 그녀의 정탐은 막아내지 못했다. 그러니 두루마리 그림 위에 남아 있는 숨결 따위가 어떻게 그녀의 시선을 피해 갈 수 있겠는가?

하물며 상대는 그림 위에 묻은 숨결을 감추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그 음란한 흔적은 영식을 사용하지 않고 두 눈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알아챌 수 있을 정도였다. 이는 그 흔적을 남긴 사람이 얼마나 오만방자한지를 나타내는 것이었다.

당염원은 사릉고홍의 다리 위에 앉아 그 두루마리 그림의 문제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요곡을 떠나기로 결정했던 그날 요곡의 선조가 자신과 사릉고홍에게 한 말도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