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8화. 황제가 분개하다
육황자는 특별히 격렬한 감정을 드러내거나 하지 않은 채 매우 조용했다. 황제가 내각 대신들을 모두 불러 태자를 폐위하는 일을 논의할 때에도, 그는 자기를 위한 변론 한마디 하지 않았다.
내각의 대신들 또한 그 누구도 태자를 폐위시키는 걸 동의하는 사람은 없었다.
“폐하, 태자 전하는 인품과 덕성을 고루 갖추신 분으로, 천자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으십니다. 또한, 폐하를 대신해 국정을 살피시는 와중에도 나라의 대소사를 매우 타당하게 처리하셨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 또다시 태자를 폐하시겠다고 하신다면, 사람들의 거센 비난을 살까 두렵습니다.”
“맞습니다, 폐하. 부디 재삼 숙고해 주시기를 청하옵니다.”
“폐하, 태자 전하는 틀림없이 명군이 되실 분입니다…….”
내각 대신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육황자를 칭찬하는 걸 듣고 있던 황제의 노란 얼굴은 점차 분노로 퍼렇게 변했다. 가장 아끼던 아들이 이제 보니 자신의 등 뒤에서 세력을 모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