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화. 조사하다
누가 찾아와도 꿈쩍도 하지 않는 건, 그가 이 시대 흐름의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은 누군가의 편에 설 때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지금의 조병덕도 그랬다. 황제가 제위에 있는 한, 그는 오로지 황제 폐하에게만 충성할 뿐이었다.
“오늘 제정광의 여식이 또 왔더냐?”
조병덕의 미간에 깊게 주름이 패었다. 조 부인이 요즘 자주 언급하는 제자가 살짝 의심스러웠다.
그러자 관랑이 다급히 답했다.
“고부님, 제가 이것저것 조사를 해보았는데, 제정광은 사매가 고모님을 스승으로 모시는 것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또한, 제정광이 외부에서 하는 일들은 사매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었고요.”
“애초에 제완이 자발적으로 어머니와 가까워진 것 자체가 동기가 불순하다 할 수 있는 거지.”
조언옥이 담담히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