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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화. 외로운 신세

136화. 외로운 신세

“반 조금 안 되게요. 나머지는 마셨으니 그래도 많이 마신 셈이죠.”

임유가 왼손을 앞으로 뻗어 넓은 소매를 늘어뜨리자 물주머니는 완벽하게 가려졌다. 하지만 무게가 꽤 나가 계속 들고 있기에는 힘들었다.

“호숫가로 가요. 물주머니에 든 술을 버려야겠어요.”

기경은 어리둥절한 채로 고개를 끄덕인 다음 인공적으로 만든 호숫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정신이 났다.

“유아야…….”

“술 먼저 버리고 얘기해요.”

임유가 술을 버리려고 하자 기경은 무의식적으로 반대쪽을 가리고 섰다.

호박색 과실주는 호수의 푸른 물에 섞이더니 물의 흐름에 따라 금세 자취를 감추었다.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 기경은 고개를 들어 임유의 담담하고 여유로운 모습을 봤다.

유아는 조금도 긴장하지 않는데 왜 내가 이렇게 긴장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