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화. 기회
“유아야, 목마르지 않아?”
한동안 침묵이 흐른 뒤 주가옥이 물었다.
주가옥에게 있어 평생 가장 짜릿했던 일은 친구들과 함께 평가후세자가 망신당한 일에 관해 떠들었던 것이었다. 눈앞의 고요함은 그렇게 곱게 자란 규수의 불안감을 증폭시켰기에 뭐라도 말을 해야 안심이 됐다.
“조금. 넌?”
“나도 목말라.”
주가옥은 목이 메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기다려 보자. 물하고 밥은 주겠지.”
임유는 주가옥을 위로하기 위해 이렇게 말했지만 사실 자신 없었다.
그녀의 추리가 맞는다면, 그자의 진짜 목적은 그녀를 죽이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녀들이 목마른지 배고픈지에 신경을 쓰겠는가?
두 사람은 날이 저물 때까지 기다렸다.
동굴 입구에서 인기척이 들리자 두 사람은 고개를 슬쩍 돌려 그쪽을 바라봤다. 입구로 들어온 남자는 어깨에 무언가를 짊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