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화. 차도
이마에 새로 돋아난 여드름을 거울에 비춰 보던 손수화는 태자가 왔다는 말을 듣자 급히 머리를 다듬고 태자를 맞이했다.
“전하—.”
손 하나가 뻗어 나오더니 무릎을 굽힌 그녀를 일으켰다.
“편히 있으시오.”
손수화는 눈을 들어 태자를 쳐다보고는 가슴이 뭉클해졌다.
태자는 꽤 오랫동안 그녀에게 오지 않았다.
그녀는 태자가 태자비에게도 가지 않고, 자신에게도 오지 않고, 대부분의 시간을 자기 방에서 보내며 도대체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못 보던 사이 화아 그대는 더 예뻐진 것 같구려.”
태자가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손수화는 태자의 말을 듣고도 기뻐하기는커녕 오히려 경계하는 마음이 들었다.
태자 전하가 왜 갑자기 나를 ‘화아’라고 부르지? 예전에는 그저 선시라고만 불렀는데.
총애도 받아 보고 냉대도 겪어 본 손수화는 이미 순수한 사랑에 대한 바람은 내려놓은 지 오래였다. 그저 선시에서 좀 더 높은 품계로 오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