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화. 혼란
태자가 잔머리를 쓰고 있을 때, 임유와 임선은 함께 봄나들이를 가자는 소군주의 초대장을 받았다.
봄이 오면 만물이 소생하고 산과 물이 푸르러지며 사람들은 봄나들이를 하기 시작한다. 봄나들이는 이르면 정월 대보름부터 음력 3월까지 계속되는데, 즐기는 사람의 대부분은 젊은이들이었다. 특히 부유한 가문의 규수들은 돈과 시간이 넘치기 때문에 재미없게 집에 틀어박혀 있기보다는 나들이 다니는 걸 좋아하곤 했다.
임선은 본래 갈 생각이 없었는데 임 씨가 권했다.
“선아야, 넌 정혼한 거지 옥에 갇힌 건 아니지 않니? 매일 집에 틀어박혀서 뭐 하는 거니? 이제 날씨도 좋아졌으니 동생이랑 벗들이랑 바람 좀 쐬러 다녀오렴.”
노부인도 한마디 거들었다.
“네 어미 말이 맞는다. 계속 집에만 틀어박히지 마라. 출가해서 왕부의 집안일을 맡고 난 다음에는 지금처럼 한가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