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화. 억울함
며칠 지나지 않아 태안제는 양철을 궁으로 불러들였다.
“소신, 황상의 부름을 받고 왔습니다.”
“양 수찬은 편히 있으라.”
태안제는 봄바람처럼 온화한 태도로 몇 마디를 건넨 다음 본론으로 넘어갔다.
“전에 짐이 너의 혼인을 신경 쓰겠다고 했는데, 공교롭게도 태후께서 작년부터 의안공주를 위해 부맛감을 찾으시던 중이었다. 게다가 상원절에 양 수찬이 크게 활약했다는 걸 들으시고 매우 마음에 들어 하셨지. 짐은 너와 의안이 하늘이 내린 한 쌍이라고 생각하는데, 네 뜻은 어떤지 모르겠구나.”
태안제는 정중하게 묻는 것 같았지만 사실 거절의 여지를 주지 않았다.
그가 말한 ‘하늘이 내린 한 쌍’에서 ‘하늘’은 그냥 하늘이 아니라 ‘천자’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즉 천자의 뜻이 그렇다는 것인데 누가 감히 거절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