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화. 배웠다
방 안이 갑자기 더워지는 것 같았다.
기삭은 무슨 말이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직 배고프죠? 뭐 좀 더 먹을래요?”
임유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배 안 고파요. 아까 팥죽이랑 앵두 먹었어요.”
“앵두 달았어요?”
“달더라고요.”
이 말을 꺼내면서 임유는 자기도 모르게 웃었다.
기삭은 눈빛이 흔들렸다. 그녀의 웃음보다 더 달콤한 것은 없을 것 같았다.
“피곤하죠?”
“네.”
무릎 위에 올려놓은 임유의 손이 부드러운 옷깃을 꽉 쥐었다.
이제 잘 시간인 것 같은데. 아삭도 어젯밤에…… 그 그림책을 봤겠지?
자기도 모르게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어제 본 그림들이 스쳐 지나가자 임유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럼 일찍 쉬어요.”
옆에 있던 남자는 손을 들어 붉은 휘장을 내린 다음 그녀를 안아 침상에 눕혔다. 널찍한 침상은 두 사람이 누우니 좁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