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4화. 맹점
월이 폭발하려는 화약통을 떠올리고 있는 와중에, 가이우스가 다시 화제를 틀었다.
“원로 바로가 구세군, 반 지성교와 결탁해 퍼스트 시티를 해하려 했는데도 원로원 내 어느 인물의 보호 아래 여태 유죄 판정을 받지 않았다는 소식, 다 들으셨을 겁니다.”
이내 광장 안에서는 고막을 찢을 듯한 고함이 터져 나왔다.
“바로를 엄벌하라! 바로를 엄벌하라!”
월은 약간 흠칫했다. 장인어른이 최후로 지목한 목표가 집정관 겸 총사령관 베울리스도, 원로원 내 보수파 혹은 중립파 인물도, 급진적인 개혁을 꺼리는 상류층 인사도 아닌 곧 원로직을 박탈당할 바로일 줄은 몰라서였다.
‘이만하면 다행이야, 이만하면. 적어도 충돌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잖아. 큰 동란이 일어나지도 않을 것 같고.’
월이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는 없었다. 이는 지금 당장의 일에 불과하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