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화. 인간 (2)
그때, 백새벽이 불쑥 입을 열었다.
“그럼 넌 왜 그들 반대편에 서 있는 거야? 네가 그랬잖아. 넌 적잖은 어인과 산 요괴를 죽였다고.”
살짝 놀라는 듯했던 한명호는 곧 자조적인 표정을 드러냈다.
“나 자신을 인간으로 여겼기 때문인지도 모르지. 우리 부모님은 돌아가시기 전 내게 우리는 인간이라고, 그저 기괴한 병을 앓는 인간이라고 몇 번이고 말씀하셨어.
그 후 애쉬랜드를 유랑하기 시작한 난 매번 어마어마한 기대감을 안은 채 인간과 어울렸지만, 내 비밀을 발견한 그들은 늘 나를 기괴한 눈빛으로 대했어. 꼭 괴물을 보는 듯한 눈빛. 더 이상 나랑 접촉하기 싫다는 듯한 눈빛은 그나마 나은 편이었지. 살기 어린 눈빛을 드러내는 이들도 상당했으니까.
난 좋은 인간이 되기 위해 구세계가 남긴 수많은 책을 찾고 그 위에 적힌 대로 행동했어. 때로는 무서워도 용감하게 앞으로 나아가 사람을 구했고, 때로는 가치 있는 물건을 독차지하고 싶어도 공평하게 분배하길 택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