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5화. 용기

505화. 용기

소음기가 장착된 권총은 전에 몸을 굴릴 때 어디로 빠져나갔지만, 그 역시 별 상관없었다. 그녀는 바로 옷 안쪽 주머니에서 레드리버 한 자루를 꺼냈다. 풍부한 경험의 노련한 사냥꾼이 권총을 하나만 갖고 다닐 리는 없었다.

일단 크리스티나는 빠르게 머리를 굴리며 상황을 파악했다.

‘방금 꽤 큰 총성이 여러 번 울렸어. 이 아파트엔 집회에 참여하지도, 출근하지도 않은 사람이 분명 있겠지. 그 사람들이 총성에 반응해 창문에 대고 소리친다면, 레드리버 다리 부근의 도시 방위군이나 주위 검문을 통과한 치안요원들은 득달같이 달려들 거야. 남은 시간이 별로 없어.’

사실 크리스티나 실력으론 평범한 도시 방위군이나 치안요원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 상황만 받쳐줬다면 당장 나체 파티를 열 수도 있었다.

크리스티나가 걱정하는 건 여기서 연달아 시끄러운 소란이 벌어지면 헬기를 타고 고공을 비행 중인 강자들의 시선까지 끌게 되리라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