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6화. 불연(佛緣)

676화. 불연(佛緣)

하버 홈랜드의 관리사무소를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바로 입구 왼쪽 3층짜리 건물 안에 있었다.

관리사무소 안에는 프런트 데스크가 하나 놓여 있었다. 그 뒤로는 옷가지마저 다 썩어버린 유해 두 구가 앉아 있었고, 주위의 각기 다른 곳에서도 한 더미씩 쌓인 백골들을 볼 수 있었다.

느릿하게 주위를 한번 둘러보던 백새벽의 표정이 점점 진지해졌다.

“타이 시티 사망자들은 좀 이상하네요. 많은 사람이 일하던 중에 갑자기 죽었나 봐요. 몸부림이나 저항흔도 없고, 습격도 아니고. 이들처럼⋯⋯.”

그녀는 손끝으로 프론트 데스크 앞의 유해 두 구를 가리켰다.

“거리에 세워진 차 안에도 시신들이 가만히 앉아 있었어요. 창밖으로 튀어나왔거나 각기 다른 자세를 취한 유골들도 있고, 부딪힌 차들도 있지만 그건 운전자가 운전 중에 갑자기 목숨을 잃자 통제를 잃은 차가 서로 부딪치면서 자세나 위치에 변화가 생긴 것처럼 보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