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3화 혼사 (1)
진강이 방으로 들어가 충용후와 최윤의 앞으로 갔다.
“조부님, 외숙부님!”
충용후가 고개를 들고 진강을 보더니, 다시 진강 뒤에 있는 사방화를 보고 콧방귀를 뀌었다.
“너희들은 왜 왔느냐? 방화 너는 묵함과 함께 나간 것 아니었느냐?”
“거리에서 우연히 만났습니다.”
진강이 말을 하며 충용후의 곁에 앉았다.
충용후는 더 묻지 않고 진강에게 말했다.
“마침 잘 왔다. 훈수 좀 해다오. 이 판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 오랫동안 윤이를 만나지 못했는데, 이 녀석 바둑 수준이 나보다 훨씬 더 높구나.”
진강이 고개를 끄덕이며 바둑판을 살펴봤다.
최윤이 크게 웃었다.
“전 막북에 오랫동안 있으면서 병사를 훈련하지 않고, 쉴 때마다 바둑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언젠가 경성으로 돌아와 반드시 사돈 어르신을 이겨야겠다고 칼을 갈았거든요. 오늘에서야 비로소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