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4화 출가의 날 (2)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깊은 밤, 감히 덕자 태후의 덕안궁에 소리 소문 없이 들어와 잠든 사방화에게 들키지도 않고 이 모든 일을 벌일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힘들여 생각하고 싶지 않아도 답은 단 한 사람만 가리켰다.
진옥……. 진옥은 지금 자신을 포위하려는 생각일까? 사방화는 눈을 가늘게 뜨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
“방화 아가씨! 걸음을 멈추십시오!”
그때, 월낙이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사방화를 막아섰다.
사방화는 가만히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난 황명으로 궁에 들어와 있거늘, 태자전하께선 충용후부의 시집갈 새색시를 이리 대하신단 말이더냐?”
월낙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어젯밤 황궁에 자객이 들어 황제폐하와 황후마마를 해하려 하였습니다. 폐하께선 지금껏 깨어나지 못하고 계신데다 그 자객을 아직 잡지도 못했습니다. 하여 태자전하께서 방화 아가씨의 안전을 지키라 명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