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2화 내력 (1)



302화 내력 (1)

비는 여전히 세차게 쏟아지고 있었지만, 사운계가 이 별장의 배수구를 잘 만들어 놓아서, 땅엔 전혀 물이 고여 있지 않았다.

이윽고 사방화가 최형이 있는 서쪽 제일 끝 방에 도착했다. 허나 사방화가 문을 두드리기도 전에, 안에서 문이 열리며 저를 향해 손짓하는 최형의 모습이 보였다.

“외조부님, 아직 안 주무셨어요?”

“잠깐 쉬었다.”

최형이 곧 자신을 바라보는 사방화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안으로 들길 권했다. 이내 사방화가 치마를 들고 안으로 총총, 걸어 들어갔다.

방안은 매우 단조로웠고, 탁자 위에는 웬 괴상한 모양의 향로가 놓여있었다. 그리고 그 향로 안에는 향료 같기도 하면서, 향료 같지 않은 무언가가 타고 있었다.

“외조부님, 이건 무슨 향료인가요?”

탁자 앞으로 가 향로 안을 자세히 살피는 사방화 뒤로 최형의 목소리가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