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화. 하가의 사람이 오다 (1)

78화. 하가의 사람이 오다 (1)

그 순간, 아무 말도 하지 않던 고약운이 움직였다.

그녀는 단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방연의 어깨를 한 손으로 밀친 후, 그가 서 있던 자리에 섰을 뿐이었다. 결국 임악의 주먹은 방연이 아닌 고약운의 얼굴에 떨어졌다.

주변에 있던 이들은 차라리 눈을 감고 싶었다. 그들이 보기에 고약운은 체구도 작은데다 심지어 마르기까지 했다. 이렇게 약해 보이는 소녀가 어떻게 저런 주먹을 견딜 수 있겠는가? 곧 입에서 피를 토하며 쓰러질 게 뻔했다.

그녀는 백신당 주인인 척하면서 6황자와 함께 폐하의 환심을 사려 했으니, 다 자업자득이었다.

이렇게 생각하던 사람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경악하고 말았다.

피를 토하고 있어야 할 소녀가 대나무처럼 제자리에 우뚝 서 있었기 때문이다. 가벼운 바람이 불어오자 푸른 옷자락이 흩날렸고, 그녀의 마른 몸에서는 늠름한 기세가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