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화. 동방에 달린 운명

27화. 동방에 달린 운명

“그리고…….”

영은풍의 목소리는 더욱 차가워졌다.

“누구라도 시운을 모욕한다면 참지 않겠소.”

“하하!”

좌상진은 크게 소리내어 웃었다. 그러자 찢어진 눈매가 더욱 위로 치켜 올라가더니, 그의 눈빛에서 조롱하는 기색이 역력히 드러났다.

“시운 소저를 지키시든 말든, 그건 태자 전하의 문제일 뿐 저와는 무관한 일입니다. 하지만 고 소저는 건들지 마시지요. 후에 왜 제게 더 일깨워 주지 않았냐고 탓하지 마십시오. 만약 고 소저를 건드린다면, 누군가가 분명 참지 않을 것입니다.”

고약운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좌상진을 쳐다봤다.

“흥!”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는 듯, 영은풍은 소매를 크게 떨치고 콧방귀를 뀌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차가운 얼굴은 보기 싫게 구겨져 있었다.

“좌상진, 청룡국 일은 당신이 상관할 바가 아니오. 청룡국과 주작국은 우호 관계인데, 왜 당신이 함부로 관여하는지 모르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