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7화. 하가를 멸하다 (1)
“그런데 그게 뭐가 어떻다는 거냐? 나라고 내 딸을 죽였는데 마음이 편했겠느냐?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하명의 얼굴에는 슬프고 고통스러운 기색이 가득했다. 아버지로서 딸을 죽여야만 했던 그 절절한 마음이 한눈에 보일 정도였다.
“몇 년 동안 나는 하루도 그 아이를 잊은 적이 없다. 그야말로 고통 속에서 살아왔지.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느냐? 그 대역무도한 아이가, 막가와 결탁해서 초설이 모녀를 죽이려 했다!
국사가 한 예언에 의하면, 초설이야말로 상고신탑의 주인이라고 했다. 하약운은 상고신탑을 위해 막가와 연합하여 초설이 모녀를 죽이려 한 게다. 내 아버지 또한 하약운이 죽였다.
나는 내 딸을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아버지의 복수를 하기 위해 손을 쓴 것뿐인데, 도대체 뭐가 잘못이라는 말이냐? 하약운이 계속 살아있었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 아이의 손에 죽었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