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52 화
나 믿죠?
영서가 지훈을 찾아갔을 때 지훈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마당에서 배추에 물을 주고 있었다. 그러다가 영서를 보자 조금 경계하며 말했다.
“영서 씨 여기 뭐 하러 왔어요? 또 제 채소들 훔치러 왔어요?”
영서의 입가에 경련이 일어났다.
“누가 채소 훔치러 왔대요? 이번엔 제대로 된 일을 건의하러 온 거라고요.”
지훈이 물조리개를 고쳐 잡더니 영서를 흘끔 보았다.
“제대로 된 일이 뭔데요?”
영서는 지훈에게 다가가 어깨동무를 하며 말했다.
“친애하는 코이 왕자 씨. 저 좀 도와서 여자 한 명 좀 꼬셔주세요.”
난데없는 소리에 지훈이 황당한 얼굴로 말했다.
“지금 뭐라고 했어요?”
“저 좀 도와서 여자 한 명 좀 꼬셔달라고요.”
“여자를요? 왜요?”
영서가 막 설명을 하려는데 어느 틈에 나온 건지 시혁이 천천히 두 사람에게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