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7화. 전화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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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수가 잔뜩 찌푸린 표정으로 돌아오자 희색귀가 껄껄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뭘 웃는 거야? 경사 났어?”

희색귀가 웃으며 말했다.

“그러게 뭐 하러 괜히 남의 일에 끼어들어서 기분만 상하는 겐가. 이 세상엔 별별 이상한 사람도 있는 법이고 또 이상한 일도 일어나는 법이라네.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은 다 정해져 있는 것이니 굳이 그렇게 나설 필요도 없다 이 말이지. 그 누구도 또 다른 누군가의 구세주가 될 순 없는 법일세. 괜히 끼어들었다 결국 그런 꼴을 당한 기분이 어떤가? 후회되지 않나?”

“흥. 후회할 게 뭐가 있어. 게다가 전 구세주나 그런 게 아니라고. 그냥 오지랖이 넓어서 저런 일을 보면 그냥 지나가지 못할 뿐이지. 그리고 무슨 하늘이 정해준거나 그런 건 없다고 생각해. 게다가 인간이라고 해서 굳이 그 하늘이 정해준 뜻에 따라야 하는 건 아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