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화. 쇠사슬 사다리

212화. 쇠사슬 사다리

고개를 숙인 채 연기가 자욱한 나락을 바라보던 범수는 두 손을 번쩍 들었다.

번쩍 든 범수의 손으로 하얀 빛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빛은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다.

이어서 범수가 만들어낸 빛이 밝게 빛나며 나락을 비추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휴대폰 플래시가 아니라 진작 이걸 쓸걸.’

어느 정도 빛이 모이자 범수는 두 팔을 힘껏 내려치며 소리쳤다.

“가라, 파염주!”

마치 만화영화에 나올 것 같은 대사에 팔계는 자신도 모르게 피식하고 웃어버렸다. 그러나 빛덩어리가 빠른 속도로 쏘아져 나가는 것을 본 팔계의 얼굴에선 웃음기가 금방 사라져버렸다.

범수의 손을 떠난 빛덩어리는 거대한 스파크를 일으키며, 순식간에 어두웠던 나락을 밝게 비추었다.

나락 아래쪽으로는 마치 안개의 바다와 같은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