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화. 저승 사무소

213화. 저승 사무소

말을 마친 재수귀가 손을 가볍게 휘두르자, 날이 새파랗게 선 단검이 그녀의 손에 잡혔다.

이어서 그녀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상대의 목을 향해 검을 날렸다.

깜짝 놀란 상대는 황급히 피하려 했지만 재수귀가 조금 더 빨랐다.

검이 목에 박히려는 그 순간, 갑자기 한 붉은 그림자가 번개와 같은 속도로 튀어나오며 재수귀의 손에 들린 검을 발로 내려찍었다. 검은 그대로 손잡이까지 상대의 목으로 파고들었고, 상대는 비명을 지르며 허공으로 뛰어올랐다. 그리곤 사라져버렸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붉은 그림자에서 희색귀가 나타났다.

희색귀는 귀신이 사라진 방향을 쳐다보며 차갑게 웃었다.

“이건 그동안 당했던 이자로 생각하시지. 진짜 빚은 조금 이따가 갚아주도록 하겠어.”

재수귀는 그동안 멍청한 척 연기를 했던 것인지, 어느새 또다시 차가운 표정으로 돌아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