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화. 심연
번개가 내리치는 거대한 소리가 동굴 내부를 뒤흔들었다.
번개와 함께 파란 불빛들은 그 정체를 드러냈다. 그들은 다름 아닌 작은 귀신들이었던 것이다.
범수의 영혼 밀치기에 직격탄을 맞은 귀신들은 그대로 사방으로 흩어져 도망가 버렸다. 그러나 이어서 따라오는 또 다른 한 발의 영혼 밀치기에 의해 소멸되어버리고 말았다.
또 다른 한쪽에선 팔계가 재빨리 희색귀를 옷으로 감싸,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범수는 황급히 플래시를 켜며 팔계와 희색귀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순간 옆쪽으로 보이는 나락에 머리가 어지럽고 발끝이 아찔한 느낌이 들었다.
새카만 구멍 아래에선 끊임없이 차가운 바람이 조금씩 불어오고 있었다. 게다가 금방 전 희색귀의 근처에 떠있었던 푸른 불빛들이 나락 안쪽에서부터 밖으로 조금씩 날아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