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화. 제청신군

184화. 제청신군

다시 일어난 차사들은 쇠사슬에 묶여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범수를 들어 올린 채 귀문관을 향해 걸어갔다.

범수는 밀려오는 공포심에 버둥대며 악을 썼다.

“이거 안 놔? 내가 누군 줄 알고 이러는 거야? 나는 염라대왕과 염라대비의 이승 대리인이라고! 비밀임무를 맡아 한시라도 바삐 일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인데, 감히 나를 감옥에 넣는다고? 염라대왕과 대비께서 네놈을 가만히 두시지 않을 거다!”

대력귀왕은 코웃음을 치며 범수를 노려보았다.

“이승 대리인? 그게 사실이라면 영패를 보이거라.”

“여, 영패? 그런 건 없는데…….”

대력귀왕이 눈을 부릅뜨며 소리쳤다.

“영패도 없는 놈이 감히 염라대왕과 염라대비의 이승 대리인이라고? 여봐라! 당장 저 사기꾼의 주둥이를 틀어막아라!”

이어서 한 차사가 다가와 범수의 뺨을 세차게 갈겼다. 그리고는 다시는 말을 하지 못하도록 범수의 입을 테이프로 틀어막았다. 그러는 틈에 대력귀왕 일행은 검은 돌이 깔린 길에 들어서게 됐다. 앞에는 거대한 비석이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