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1화. 심마

281화. 심마

이제 막 석실 내부로 발을 들이는 순간, 호탕한 웃음소리가 동굴 내에 울려 펴졌다.

“하하하하. 세간의 중생들은 고통 속에서 깨달음을 얻어야 고통에서 벗어나 구원을 얻을 수 있는 것이거늘. 물 흐르는 대로 흘러가기만 한다면 어찌 깨달음을 얻어 고통가운데 구원을 받을 수 있겠는가?”

범수가 벙찐 표정으로 제자리에 서자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말은 잘못된 말일세. 아무리 작은 개미라 할지라도 부처님 앞에서는 모두가 공평한 법이지. 비천한 자는 없다 이 말일세. 운명이 어떻게 되든 마음가짐을 바르게 한다면 해탈의 경지에 오를 수 있는 법이거늘. 마음속에 집념이 가득하다면 성불하기 어려울 것이야.”

“집념 없이 흘러가는 대로 살아간다면 어찌하여 성불할 수 있단 말인가?”

두 사람이 투닥거리는 모습이 범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금세 먼저 말을 꺼냈던 사람이 저승의 군림하고 있는 지장보살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