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화. 쇠사슬
어령당을 찾아온 것은 낮에 왔다가 도망쳤던 좀비였다. 자룡 도사는 문을 열고 좀비를 안으로 들여보냈다. 검은 옷을 입고 챙이 넓은 밀짚모자를 쓴 좀비는 천천히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좀비는 방안으로 들어오자 푹 눌러쓰고 있던 모자를 벗었다. 그러자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썩어 문드러진 얼굴이 드러났다. 그 모습에 곽도현은 그만 얼어버렸고 심지어 자룡 도사마저도 굳어버렸다.
자룡 도사와 곽도현은 정신을 차린 뒤, 간이 의자를 끌어당겨 좀비에게 최대한 멀리 자리를 잡고 앉았다. 자룡 도사가 물었다.
“무, 무슨 일로 찾아온 건지…?”
좀비는 누군가를 찾는 듯 삐걱거리는 목을 돌리며 방안을 둘러보았다. 그리고는 다시 자룡 도사를 쳐다보았다. 자룡 도사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그때, 아무 말 없던 좀비가 드디어 말을 했다. 그가 잔뜩 쉰 목소리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