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화. 검은 알약
시간을 확인해보니 어느새 6시 반을 넘기고 있었다.
주머니를 더듬어 휴대폰을 꺼내 유하에게 전화를 하려던 그 순간, 멀지 않은 곳에서 갑자기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꺄악, 귀신이야……”
범수는 깜짝 놀라 소리가 난 방향을 쳐다봤다. 그와 동시에 검은 무언가가 범수의 옆으로 빠르게 튀어 나갔다.
옆을 보니 팔계가 보이지 않았다.
‘반응 한번 빠르군.’
소리가 난 쪽으로 가보니, 골목 한구석에 잔뜩 겁에 질린 듯한 여자 앞으로 음침한 웃음을 짓고 있는 두 남자가 서있었다.
한 남자가 말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우린 귀신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흐흐흐”
겁에 질린 여자는 말까지 더듬었다.
“다…당신들은…금방…귀…귀신…….”
그러자 또 다른 남자가 혀를 날름거리며 말했다.
“흐흐흐… 귀신이라고 불러도 상관은 없지… 색귀나 색마나 그게 그거거든…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