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4화. 멸마지화(滅魔之火)
심마는 강한 마기를 내뿜으며 진관왕의 체내에서 빠져나오려했다.
범수와 제청 등이 진관왕을 둘러싸자 진관왕의 몸에서 갑자기 거대한 손바닥이 튀어나와 심마를 붙잡았다.
“날 붙잡으려는 건가?”
말이 끝나자 진관왕의 두 눈이 천천히 떠졌다. 진관왕은 음침한 기운을 풍기며 한 손으로 심마를 강하게 붙잡았다. 심마는 벗어나려 발버둥 쳤지만 벗어날 수 없었다.
“설마 이대로는 보낼 수 없다는 건가? 그렇다면 다시 돌아가길 원하는가?”
그러자 진관왕이 살기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다시 돌아온다면 난 네놈과 함께 자폭할 것이다. 수년 전, 내가 방심하는 틈을 타 이 몸을 차지하고 본왕 행세를 하며 함부로 명령을 내려 지옥에 있던 악귀들을 풀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황천괴수까지 풀어놓으려 했었지. 사리사욕을 위해 대역죄를 저질러 놓고 이대로 그냥 가버리려는 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