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6화. 조상님

216화. 조상님

‘이상하네. 땅속에 있는 동굴이라면 분명 추워야 정상인데, 왜 수증기가 뿜어져나오는 거지?’

범수는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계속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점점 불안해지는 마음을 감출 수는 없었다.

뿜어져 나오는 수증기를 피하며 범수는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범수의 속도가 점점 느려지기 시작했다.

주위가 이상할 정도로 더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앞으로 갈수록 어쩐지 더 뜨거워지는 느낌이었다.

‘안되겠어. 이대로라면 찐빵이 되어버릴지도 몰라.’

범수는 소매를 걷어올리며 손으로 부채질을 했다. 그러나 불어오는 것은 뜨거운 바람뿐이었다.

아예 상의를 벗어버리려 하던 범수는 첫 번째 단추를 푸르는 순간, 갑자기 등꼴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끼며 굳어버렸다.

‘설마 길을 잘못 든 건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