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7화. 진정한 자신
“그러니까 제 조상님이라 이 말씀이신가요?”
범재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네. 이제 내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믿겠는가?”
“음, 그건 좀 다른 얘기긴 한데.”
아무리 조상이라 할지라도, 꼭 착한 사람이란 법은 없지 않은가?
물론 지금 당장 보기엔 착한 사람처럼 보이긴 했지만 말이다.
“그럼 저 조상님, 질문드리고 싶은 게 있사옵니다만, 뭔가 굉장히 어색하네요.”
“껄껄. 그렇게 불편하게 대할 것 없다네. 자네가 불편하면 나도 불편하니 말일세. 그냥 편하게 형이라고 부르시게나.”
“네? 형님이요? 그건 좀…….”
아무리 범수가 편한 걸 좋아하는 사람이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족보상 자신보다 한참 위에 있는 사람을 형님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껄껄. 괜찮다네. 자네보다 겨우 몇 살 많을 때 죽었으니, 그냥 편하게 형이라고 해도 상관없다네. 친근하고 좋지 않겠나? 게다가 조상님이라고 하면 뭔가 너무 늙어 보이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