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화. 여포의 생일

200화. 여포의 생일

범수는 거실로 나와 멀어지는 도아의 모습을 바라보며 자신이 보았던 공장의 모습을 떠올렸다. 도아가 외출하는 것을 본 여포가, 사라지는 도아의 뒷모습을 보며 물었다.

“도아는 시장에 간 것인가? 설마 채소를 사러 가는 것은 아니겠지?”

“시장이 아니라 일이 있어서 나간 거예요.”

“일이 있어서 나갔다고? 그럼 저녁밥은 누가 차려준단 말인가?”

어이가 없어진 범수가 비꼬듯이 말했다.

“형은 어째 머릿속에 먹을 것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직 네 시밖에 안 됐거든요?”

“곧 저녁일세! 난 그리고 벌써 배가 고파 쓰러지겠네!”

점점 겨울이 다가오자 해가 일찍 지고 있었다. 그 탓인지 여포는 일찍 허기가 지는 듯했다. 범수는 어쩔 수 없이 주방으로 가며 말했다.

“밥 차리는 게 어려운 것도 아닌데 제가 하죠. 도아가 우리 집에 오기 전엔 저 혼자 잘 해 먹고 살았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