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화. 때

221화. 때

그때, 한참동안 말없이 지켜보던 홍대성이 앞으로 걸어 나와 무표정으로 말했다.

“무상 형제여. 지금은 시시콜콜한 옛 정인의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가 아니오.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 모든 것이 끝난 뒤에 나눠도 늦지 않소이다.”

무상이 차가운 눈빛으로 홍대성을 째려보며 말했다.

“아직 자네가 얘기할 자리는 없는 것 같네만? 만약 내가 자네를 이곳까지 데려오지 않았더라면 자넨 아직까지도 밖에서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겠지. 설마 자네 진짜로 또다시 성황신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홍대성이 흠칫 놀라며 물었다.

“무상 형제여. 그게 무슨……. 분명 진 대왕께선 그대를 도와 거사가 성공하면 그 범씨의 성황을 대신하여 성황신으로 임명하겠다 하셨었소만 설마…….”

무상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