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7화. 조인(鳥人)

247화. 조인(鳥人)

범수의 뒤에는 어느새 새의 머리와 사람의 몸을 하고 있는 괴상한 괴물이 서있었다. 그의 팔과 다리 끝에는 새의 손과 발이 달려있었다.

깜짝 놀란 범수는 재빠르게 뒤로 물러섰다. 너무 놀라는 바람에 하마터면 손에 만들어둔 영혼 밀치기를 날릴 뻔했다. 이때까지 귀신은 많이 상대해봤지만 괴물을 상대해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조인(鳥人)이라니!’

승려도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난 채 합장을 하고 있었다. 일어나고 보니 그는 2미터나 넘는 큰 키의 소유자였다.

승려가 범수를 보며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

“당신의 진짜 정체는 잘 모르겠지만 음기가 강한 것으로 보아 저승의 밥을 먹는 사람임은 대략 짐작이 되는군요. 사실대로 말하자면 저도 비슷한 일을 했었습니다만, 같은 일을 했던 사람으로서 충고 한마디 해드리겠습니다. 살아가며 한쪽의 밥만 잘 얻어먹으면 되는 겁니다. 굳이 많은 일에 손을 뻗칠 필요는 없다 이 말이지요. 어떠한 일들은 본인이 해결하려 해도 해결할 수 없는 일도 있기 마련이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