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화. 우물속의 달
여경은 잔뜩 미간을 찌푸린 채, 자룡 도사의 동작을 유심히 살폈다.
“큰일이에요. 도사님이 더 이상은 버티지 못할 것 같아요. 어디 가지 말고, 여기 꼼짝 말고 있어요. 제가 내려가서 도울 테니.”
여경이 지붕 아래로 뛰어내리려 할 때, 지붕마루 쪽으로 두개의 검은 그림자가 스치듯 지나갔다. 그 모습을 본 여경은 움직임을 멈췄다.
범수도 조용히 두 그림자를 지켜보았다. 이어서 두 그림자는 마당 안쪽으로 뛰어들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쳐다보았다. 이내 한 사람이 물었다.
“어째서 이제 온 겁니까?”
그러자 상대가 노인처럼 걸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무슨 소리! 자네가 구경만 하고 있는데, 내가 먼저 나와야할 이유가 있는가?”
그러자 처음 말했던 사람이 말했다.
“구경만 하다니요. 상황을 살피고 있던 것뿐입니다! 자, 일단 여기까지 하고 도사님은 일단 하나만 맡아주십시오. 남은 건 제가 맡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