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화. 지진
곽도현은 마당을 한 바퀴 돌더니 땅속에 적당히 묻힌 항아리를 노려보며 주문을 외었다.
중얼중얼-.
주문을 모두 외운 곽도현은 걸친 셔츠를 벗어 땅에 깔더니,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그리듯 휘젓기 시작했다.
갑자기 곽도현의 손가락 끝에서 은은한 황금색 빛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황금색 빛은 곽도현의 손가락이 움직이는 곳에 잔상처럼 남더니, 곧이어 셔츠를 뒤덮을 만큼 밝아졌다.
곽도현은 셔츠를 들어 칼로 3조각으로 찢었다. 그리고 장독 두 개와 화분에 하나씩 집어넣으며 외쳤다.
“저승의 기운은 속히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갈 지어다!”
파아앗-!
항아리에서 황금색 빛이 뿜어져 나왔다. 항아리는 청소기처럼 주변에 퍼진 음기를 빨아들였다. 항아리가 음기를 모두 빨아들이자 빛은 점점 희미해졌다.
동시에 흔들리던 땅이 잔잔해지며, 갈라진 땅의 틈도 다시 흙으로 메꿔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