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5화. 불광

245화. 불광

범수가 계속해서 머뭇거리며 유하를 힐끔거리자 유하가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저기야? 무슨 말이라도 좀 해봐요. 무슨 생각을 하기에 그러고 있는 거예요?”

“아, 그게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저 공장장이란 사람이 어딘가 낯이 익어서 말이에요.”

“허허, 설마 이제 남자가 좋아지거나 그런 건 아니죠? 그건 그렇고 저번에 줬던 책은 이제 거의 다 익혀 가는데, 슬슬 다음권을 줄때가 되지 않았나요? 사.부.님?”

범수가 손을 내저었다.

“사부님은 무슨. 전 사부 자격도 없는 사람이라고요. 심지어 유하씨가 그린 부적조차도 그릴 줄 모른다고요.”

유하가 놀란 듯 물었다.

“그럴 리가요. 범수씨는 엄청 강한 사람이잖아요? 그 동안 본 게 있는데 왜 갑자기 겸손을 떨고 그래요? 칫! 가르쳐주기 싫으면 그냥 싫다고 해요.”

순간 범수는 변명을 하려 했지만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 이런 때엔 오히려 말을 아끼는 게 더 유리할지도 모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