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화. 도둑 잡는 냉장고
범수는 귀신들을 무시하며 일단 유하를 일으켰다.
“얼른 일어나요. 오밤중에 여긴 웬일이에요? 도술을 배운지 얼마나 됐다고 퇴마사 행세를 하려는 거예요?”
유하는 범수를 보자마자 입을 씰룩거리더니 이내 울음을 터트렸다.
“우와앙! 전 그냥 우연히 근처를 지나다가 범수 씨 집에 도둑이 들었길래….”
범수가 유하의 어깨를 토닥대며 말했다.
“제가 왔으니까 안심하세요. 일단 저놈들을 좀 혼내주고 오도록 할게요.”
범수는 고개를 돌려 귀신들을 향해 눈을 치켜떴다.
“너희들 혼이 덜 난 모양이구나? 얌전히 살라고 했더니…. 저번에는 남의 돈을 훔치더니 이번에는 대놓고 빈집을 털어? 너희들 여기가 누구 집인 줄 알아? 바로 내 집이라고!”
그 말에 다섯 귀신은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그들은 잔뜩 겁에 질린 얼굴로 이곳저곳을 가리키며 황급히 팔을 흔들었다. 뭔가 변명하는 것 같지만, 범수는 그들의 말을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범수는 머리를 긁적이며 뒤쪽을 향해 소리쳤다. 거기에는 똑똑귀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