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4화. 비행
이 시각 범수는 여휘와 함께 심연 속으로 3000미터나 들어가 날아다니고 있었다.
주위는 마치 블랙홀 속으로 들어온 것 마냥 깜깜했고 주위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만약 아래쪽으로 급격히 사그라드는 화염마저 없었더라면 정말로 블랙홀로 들어온 것과도 같은 착각을 일으킬 것만 같았다.
“여휘 형님, 얼마나 깊은지 대충 알 것 같나요? 이 정도면 이제 돌아가도 될 것 같지 않나요?”
“대략 4000미터 정도라네. 아직 많이 남았는데 이대로 돌아간단 말인가? 남은 불도 모두 끄고 가는 게 나을 것 같네만.”
그때, 아래를 주시하던 범수의 표정이 굳어졌다. 은연중에 무언가 이상한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안돼요. 이 화염은 황천 끝까지 이어져 있는 황천의 근원으로 절대 꺼지지 않는 불이라고요. 게다가 여기서 1만 미터 아래로는 지옥의 입구라고요. 전 그런 무서운 곳은 별로 가고 싶지 않다고요. 게다가 재수 없게 돌아오지 못하기라도 한다면 큰일이라고요. 그냥 여기서 돌아가는 게 가장 현명한 선택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