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화. 적구국

78화. 적구국

일행은 흩어져 있는 여러 정보를 모아본 후에야 이 믿을 수 없는 사실이 진짜라는 걸 알게 되었다. 석 장로가 송홍의 몸에 남겨둔 표식이 가리키는 장소는 그들이 지금 있는 곳 근방이었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자신들을 제외하고 동양인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어째서일까? 이건 송홍이 변장술을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죽일 놈!’

대능자들은 자신들이 지금 송홍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들은 송홍을 따라 이 먼 타국까지 쫓아왔고, 그를 몰아세웠다고 착각했으며, 코앞에서 서로 암투를 벌이면서 시간을 잡아먹었다. 이 모든 일을 했는데도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손가락만 빨아야 하는 상황이라니?

마을에는 송홍에 대한 흔적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다면 뭐 하러 송홍의 물건을 서로 차지하겠다고 치열하게 싸워댔단 말인가? 그들은 자신들이 마치 아직 낚지도 않은 물고기를 어떻게 요리할지 싸우다가 물고기 그림자조차 못보게 됐다는 생각이 들면서, 닭 쫓던 개가 된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