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화. 백미섬전호(白尾閃電狐) 혈통
콰삭! 콰삭!
단단해 보이는 돌벽이 청동검에 의해 마치 두부처럼 박살나기 시작했다. 한참 벽을 파낸 끝에 초우는 동굴을 만들어냈다. 한편 족제비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초우가 하는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초우의 손에 들린 청동검과 자신이 가지고 있는 청동검을 번갈아 쳐다보며 슬픈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 청동검이…… 그렇게 좋은 물건은 아닌 모양이네? 주인이 검으로 땅이나 파내는 모습을 보니…….’
하지만 족제비는 그런 생각도 금방 떨쳐내고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주인이 이런 보물 같은 청동검을 저렇게 험하게 사용하는 것을 보면, 분명 더 좋은 물건을 가지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주인의 곁에서 열심히 잘 따른다면 자신에게도 무언가 좋은 걸 더 줄 거라는 믿음으로, 이 묘한 짐승은 생각의 나래를 펼치고 있었다. 그는 사람으로 변해서 고향으로 돌아가, 자신이 좋아하던 여인을 만나는 꿈을 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