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8화. 고왕
초우와 서소선 두 사람은 미러 월드에서의 모습으로 변한 뒤 천몽성으로 향했다. 천몽성에 도착한 두 사람은 천성 경매장 곁을 지나가며 경매가 다시 열린 것을 확인했다.
두 사람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조용히 그 자리를 떠나갔다. 천성 경매장은 여전히 그 어떤 움직임도 보이고 있지 않았지만, 뒤에서는 초우 일행이 벌였던 소란에 대해 조사 중일 것이 분명했다. 바로 그 점이 초우가 범건과 방렬을 떠나보낸 이유 중 하나였다. 이제 막 신군에 오른 경매장 주인이 흔적을 최대한 지웠다고 해도, 정말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는 확신은 없었다.
그때 초우의 가슴이 갑자기 마구 뛰기 시작했다. 그가 미간을 찌푸리자, 서소선이 그의 변화를 눈치채고 물었다.
“왜 그래?”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초우는 고개를 저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두근거리기 시작한 가슴은 가라앉을 낌새도 없이 계속해서 경고음을 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