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화. 그러지 마, 다 내가 한 짓이다!

58화. 그러지 마, 다 내가 한 짓이다!

범검은 중년인의 말을 듣고 입을 삐죽였다. 그러곤 정말로 하고 싶지 않지만, 입을 열어 억지로 꾸며낸 듯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누가 누구에게 보상을 받는다고? 대체 뭣 땜에 그렇게 하는 게 맞다는 거야? 그리고 누굴 멸문시키겠다고?”

초우와 뺀질이도 그의 뒤를 따라서 동굴에서 빠져나왔다. 뺀질이는 있지도 않은 먼지를 털어내듯 날개를 퍼덕이더니, 범건의 어깨에 내려앉았다.

“뚱땡아, 가라!”

‘가긴 어딜 가!’

범건은 뺀질이의 말에 속이 뒤틀리는 듯했다. 그 새나 그 주인이나 똑같이 나쁜 놈들이었다. 특히 이 참새의 뻔뻔하기 그지없는 얼굴을 볼 때마다 범건은 참새구이가 먹고 싶어졌다.

얼굴이 퉁퉁 부은 채 무릎을 꿇고 신음을 흘리던 유욱은 원수를 만난 듯 초우를 보며 이를 갈았다. 하지만 그런 유욱조차 감히 말을 꺼내지는 못했다.